소설
빨래
#시기
2019. 11. 12. 21:21
막연히 뭐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아서 하는 빨래인지 모르겠다.
그간 많이도 쌓였구나... 바구니에 쌓인 옷들이 마치 너와의 추억과 닮아 있었다. 나는 세탁기 앞에 멍하니 서서, 초점 없는 눈으로 빨래가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봤다.
너희들은 좋겠다.
세탁이 다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해지니까.
세탁이 다 되면 다시 주인 곁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.
그런데 온통 너로 얼룩 묻은 내 가슴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