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끼손가락1 Polaris 마을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의 풍경은 10년의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. 눈 앞에 탁 트이는 바다가 있고, 마지막 날 봤던 푸른 하늘과 구름까지 똑같았다. 공기 중에 녹아있는 바다 내음은 비릿함 보다도 상쾌함에 더 가까웠다. 멀리서 파도가 치는 것이 눈에 보였다. 나는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오는 것을 느끼면서 그때처럼 파도 소리를 따라 길을 걸었다. 이렇게 걷고 있으면 또 소녀를 만날 것만 같았다. 소녀를 처음으로 사랑했던 그 여름날. 파도 소리가 데려다 준 그 곳에서.소녀와의 만남은 지금 회상해도 가슴 설렌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. 바다에는 소녀가 있었고, 늘 보던 바다가 소녀로 하여금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였다. 그만큼 소녀는 바다와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. 자그맣고 귀여운 외모와 눈에 띄게 하얀 피부는 .. 2020. 2. 5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