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른 봄1 3월... 비가 내리는 날..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 봄비가 소리 없이 사르르 내렸다.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는 새 생명이 탄생하는 땅을 적시고, 잿빛이 된 거리를 걷던 나는 나무 그늘 아래서 비를 피했다. 빗속에서 털이 흠뻑 젖은 채 이른 봄의 추위에 몸을 웅크린 길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. 그 작은 생명체의 모습이 꼭 상냥한 바보였던 너와 나를 닮아 갑작스레 그리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. 그 날은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었다. 그때도 지금처럼 비를 피할 마땅한 장소를 찾다가 나무 그늘 아래서 비를 피했는데 거기서 너와 우연찮게 마주쳤다. 처음 본 너의 모습은 그 길 고양이처럼 비에 흠뻑 젖어있었다.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을 테지. 나는 그게 좋았는지 몰랐다. 몸에 묻은 빗물을 닦으라며 손수건을 건네주던 네가. 별 다른 할 말은 없어도 .. 2020. 1. 28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