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목을 입력하세요1 제목을 입력하세요 턱 끝까지 차오르는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작업실에 위치한 컴퓨터 앞에 앉았다. 얼마 만에 쓰는 글인지 키보드 위에 올려진 내 손이 낯설게만 느껴졌지만 글은 무서운 속도로 다음 문단을 향해 쭉 뻗어나가고 있었다. 글을 쓰는 것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행군이라는 말에 무색해질 정도로 쉽게 쓰였다. 어쩌면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. 그렇다고 머릿속이 아예 텅 비어버린 것은 아니다. 조금 더 보태어 얘기하자면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는 나와 내 정신이 따로 분리된 상태이다. 나는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떠다니는 단어를 하나씩 주워다가 내키는 대로 문장을 조립했다. 완성도가 있는지, 문맥에 맞는지의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. 그냥 그렇게 무작정 써 내려가는 것이다. 평소.. 2020. 1. 3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