겨울냄새가 났다. 이 계절만이 주는 냄새가 났다.
그녀가 떠나가고 나서야 겨울이 잔혹하리만치 추웠다는 걸 알았다.
우리는 서로에게 몰입했고, 핫초코같이 따뜻하고 달콤하게 사랑을 나눴다.
하지만 조금씩 어긋나는 일이 잦아지자 그로 인해 벌어진 균열은 결국 이별을 만들어냈다.
그 아픈 사랑의 추억은 지금도 여전히 가슴이 시리지만 한 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녀였기에 그리움의 자국으로 남아있었다.
길을 걷다가 보이는 붕어빵 집에서 겨울냄새가 났다.
그녀가 좋아해 종종 사먹곤 했던 추억이 하얀 입김과 같이 뿌옇게 흩어져 갔다.
주머니에 넣은 손이 무색해질 때 겨울냄새가 났다.
언제나 주머니 속에 그녀와 맞잡고 있던 손이었는데 오늘따라 더 허전했다.
마지막으로 봤던 그녀의 눈을 기억한다.
새하얀 눈처럼 티 없이 맑았지만 쓸쓸해 보이는 그 눈을.
겨울냄새가 났다.
보고싶다고 혼자 중얼거려 본 말에, 나는 혹시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진 않을까 하는 작은 기적을 바라며 겨울을 걸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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